나의기록/땅을 사기 까지

땅 계약하러 다니다(10). 충북 괴산 2008년 8월

제제카 2008. 9. 8. 16:26

2008년 8월30일 아침일찍 수원으로 출발했다.

7시30분에 집에서 나왔는데 벌써 경부고속도로는 만원이다.

추석을 앞두고 벌초를 하러 가는 차량이 꽉 차있다.

 1시에 괴산 부동산 사무실로 가기로 했는데. 워낙이 서울서 오는 손님들을 맞이하는 입장이라 이런 사정을 이해하고 조금 늦더라도 이해할 거라 생각이 들지만, 수원 작은아버지 집을 들러 내려 갈려면 만만치 않을 것 같아 걱정이 되었다.

너무 늦으면 시간에 �겨 제대로 보기가 쉽지 않았던 경험들이 있어서...

 

수원을 들러 다시 영동고속도로를 올라가니 여전히 느림보 거북이 걸음...

용인을 지나고 호법을 지나. 중부내륙고속도로에 올라서니 이제 조금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괴산 IC를 빠져나와 괴산군에 들어가기 전에 감물면에서 잡어 매운탕을 시켰다. 강가에 있는 오래 되 보이는 매운탕집에다가 넓은 주차장, 그리고 느티나무 한그루가 왠지 시선을 끄는 집이었다.

 

여름 휴가철 피서지로는 적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기도 많을 것 같고...

 

4명이서 3인분이면 충분하단다.. 시켜보니 정말 커다란 냄비에 한 가득 매운탕이 담겨 나온다.  맛도 훌륭하고 다음에 다시 한번 와보고 싶은 집이었다.

 

 

부동산에 도착한 시간은 1시30분... 이정도면 오늘은 성공한 출발인것 같다. 부동산 사무실에서 물 한잔 하고밖을 내다 보니 부동산 간판이 수십개가 보인다....

 

괴산이 요즘 새로이 등장한 투기지역인가 보다....  전국의 부동산 업자가 이리 다 모였나?

 

3곳을 추천한다. 작은 어머니도 오시는길에 다른 분에게 부탁해서 다른 곳도 들려 볼 것이 있다고 하니 빨리 움직이기로 했다.

 

첫번째, 인터넷에 올려져 있는 물건이라 사진으로 보았지만 실제 보니 확실히 느낌이 달랐다. 차 한대 간신히 갈수 있는 언덕길을 10여분 올라가 산 중턱에 농가주택이 한채 있었다. 생활하고 있는 집으로 주인은 지금 외부에 나가 있어 내부를 볼 수 없었지만 집은 살만한 수준이고 땅도 꽤 넓어 보였다. 전통된장 고추장을 담가 사업을 하고 있더 뒤쪽으로 항아리들이 제법 놓여져 있었다.

고등학교는 차로 한 20여분 가야 한다는데..  아무래도 와이프 운전실력으로 이 산길을 올라 오려면 쉽지 않아 보인다.

 

두번째, 마을맨 뒤쪽 다 쓸어져 가는 오래된 기와집 형태의 농가 주택이었다. 바로 앞에 개울이 흐르로 마을의 30~40여가구가 붙어 있는 마을 맨 위쪽 집이다. 와이프는 집이 낡았다고 못 쓸집이라고 하지만 오히려 기둥만 살리고, 벽체는 황토로 리모델링을 하면 전통 한옥의 멋을 살린 훌륭한 집을 지을 수 있을 것 같아,, 마음에 드는 물건이었다. 대지 200평, 가격은 오천만원 이정도면 가격도 착실하고.. 흠...

 

세번째, 생극면에 바로 붙어 있는 산밑의 200평 전원주택을 보여 주었다. 벽돌집으로 200평 1억이란다.

현재 생활하고 있고 잔디를 깔아 놓아 깔끔하게 보였다. 중고등학교가 바로 걸어서도 갈 수 있는 위치라, 와이프는 대환영... 

제일 마음에 든다고 한다. 한가지 흠은 바로 앞에 이층집을 짓다 말고 공사가 중단되어 있는 건물이 눈에 거슬렸다..

건축하다 사업이 부도가 나 건축주가 지금 유치장에 있다고 한다. 산비탈이라 아래집이 이층이라 해도 위에서는 경치를 가리는 정도는 아니라 무난하게 볼 수 도 있지만 어쨋든 짓다만 시멘트 건물이 보기에는 흉해 보였다.

 

특별히 한곳을 더보기로 해 네번째 장소로 이동 했다.

상주로 넘어가는 길목에 200평 정도 되는 농가주택 딸린 대지 였다. 네모 반듯한 집터에 연수원이라 불릴만한 네모 반듯한 시멘트 건물이 있었다. 땅을 내 놓기 위해 농가주택을 개량했다는데...  어찌 저리 개선이 아닌 개악을 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 건물이었다...   PASS....

 

부동산 소개소 실장님한테는 연락을 다시 드리겠다는 말과 함께 인사를 나누고 다음 약속장소로 출발 했다.

 

올 여름휴가에 지리산 쌍계사 계곡을 갔었다. 남원구례간 섬진강을 따라 내려가면서 이런곳이 정말 사람이 여유롭게 살 수 있는곳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특히 구례에 있는 최참판댁(최경리 선생님의 소설 토지에 나오는 집)의 정문 앞에서 내려다 본 마을과 섬진강의 풍경은 강한 인상을 주었다.

 

산과 강, 그리고 그사이에 있는 포근하게 감싸져 있는 마을과 어우러져 있는 논과 밭은 단지 산속에 숲으로 싸여 있거나, 바다옆, 강옆과는 또다른 느낌을 주었었고, 이런 곳을 �아야 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이곳 괴산에 와보니 산도깊고, 물고 많고.. 마을도 깨끗하고 오염되지 않아 전체적으로 구례에서의 느낌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곳이었다. 

 

피곤하지만 작은아버지가 잘 아시는 분을 만나기 위해 청천면으로 향했다... 지금 시간은 네시를 넘어 가는데 언제 집에 돌아 갈려나....